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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admin

“하이퍼센트의 목표요? 한국의 락스타 게임즈가 되는 거죠!” [FT브릿지]

하이퍼센트 김주완·조승민 창업자 인터뷰호러 협동 게임 ‘백룸 컴퍼니’ 8월 데모 공개독일 게임스컴 참가...“최고의 게임 만들고파”

왼쪽부터 조승민 하이퍼센트 공동창업자 겸 기술 리드, 김주완 하이퍼센트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사. 사진=채승혁 기자


두 사람이 만난 건 작년 지스타의 일이었다. 모바일 소셜 카지노 게임사에 재직 중이던 조승민 기술 리드는 ‘내가 좋아하는 장르의 PC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갈망에 목말라있었고, 김주완 대표이사는 그런 그를 보자마자 단박에 “잘 통하겠다”는 확신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게임 업계에선 10년, IT 업계 통틀어서는 20년 정도 일했네요. 퍼블리싱 지원 사업을 주로 하다보니 성공한 게임도, 실패한 게임도 많이 봤었죠. 그 경험으로 회사를 설립하려 했는데 마땅한 개발자가 없었어요. 이 회사 저 회사 다니면서 언젠가는 차려야지, 차려야지 하다가 승민이를 만났죠. 바로 그냥 결혼하자했고요(웃음).”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두 사람은 올해 1월 법인을 설립한 직후 곧바로 게임 제작에 착수했다. 반년 만에 식구는 13명으로 늘었다. 그간 온라인 메신저로만 업무를 진행하다 지난달 양재 사무실을 얻었고, 최근 판교에 추가적인 사무실을 확보했다. 평균 연령 26세. 젊은 게임 개발사 하이퍼센트의 첫 번째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됐다.


11일 방문한 양재 사무실에선 최대 8인이 함께하는 호러 협동 게임 ‘백룸 컴퍼니(Backroom Company)’ 개발에 한창이었다. 게임의 핵심 세계관인 ‘백룸(Backroom)’은 무한한 방과 벽이 반복되는 도시전설류 괴담이다. 재작년 미국 유튜버 케인 픽셀즈(Kane Pixels)가 선보인 단편 영화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백룸을 소재로 한 게임들도 화수분처럼 시장에 나왔다.


여기에 작년 10월 출시된 협동 게임 ‘리썰 컴퍼니(Lethal Company)’의 기록적인 성공도, 그리고 ‘리썰 컴퍼니’가 롱런하지 못한 원인도 하이퍼센트에게 적잖은 영감을 줬다. 하지만 하이퍼센트는 ‘백룸 컴퍼니’가 그저 많고 많은 백룸 게임 중 하나라든지, ‘리썰 컴퍼니’의 단순한 카피캣 게임으로 보이지 않길 원했다. 그렇기에 더욱 확실한 차별화 요소들을 게임 속에 집어넣었다.


사진=Backroom Company 스팀 페이지


‘백룸 컴퍼니’는 위협적인 크리처들과 함정으로 가득한 백룸을 협동하며 탈출하는 게임이다. 수십 개의 미궁 같은 스테이지와 복도들, 인민견·기생수에서 착안한 기괴한 디자인의 크리처들이 이용자들의 공포감을 자극한다.


여타 백룸 게임들이 싱글 플레이 중심이었다면, ‘백룸 컴퍼니’는 아이템 파밍·거래를 포함해 이용자 간 협동 플레이 요소를 부각시켰다. 또 단순 반복적인 플레이로 지루함을 유발했던 ‘리썰 컴퍼니’와 달리 고유 스토리와 엔딩을 마련해 엔드 콘텐츠 부재 문제를 보완했다.


하이퍼센트는 지난 5월 열린 플레이엑스포에서 ‘백룸 컴퍼니’를 처음 대중에 공개했다. 결과는 제법 성공적이었다. 1200명이 넘는 참관객들이 하이퍼센트의 부스를 방문했으며 개중에는 행사 기간 내내 매일 와서 게임을 즐긴 이들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게임이 호러 코미디 장르잖아요? 겁이 나는 상황에서도 친구들끼리 어떤 트롤링(의도적인 방해 행위)을 한다든지, 웃을 수 있는 순간이 많이 나오면 좋겠어요. 예컨대 한 이용자가 겁을 내면서 도망치면, 한 이용자는 숨어서 비웃고 있는 거죠. 실제로 이런 장면들을 플레이엑스포에서도 많이 봤고요.” 상기된 조 리드의 표정엔 만족감이 묻어 나왔다.


플레이엑스포를 통해 성공적으로 데뷔한 ‘백룸 컴퍼니’는 이제 전 세계 게이머들을 찾아간다. 하이퍼센트는 오는 8월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게임 쇼 ‘게임스컴 2024’에 참가하기로 했다. 같은 달 열리는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에도 부스를 꾸린다. 하이퍼센트의 잠재력을 눈여겨본 엑솔라(Xsolla), 지비츠(G-bits) 등 글로벌 회사들의 지원사격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이퍼센트 양재 사무실 전경. 사진=채승혁 기자 


하이퍼센트는 오는 8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백룸 컴퍼니’의 데모 버전을 공개할 예정이다. 이후 10월 중으로 엑솔라 몰,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 에픽게임즈 스토어 등 국내외 게임 플랫폼에서 일제히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에 돌입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여기에 ‘백룸 컴퍼니’와 세계관을 공유하는 차기작 ‘더 클리너스(The Cleaners)’까지 일찌감치 기획한 상태다. 개발 속도가 굉장히 빠른 편인데, 밤잠과 주말까지 반납하는 두 사람의 타고난 워커홀릭 기질이 한몫했다. ‘백룸 컴퍼니’만 해도 매주 2~3번씩 신규 빌드를 깎아내고 있다고.


‘하이퍼센트는 어떤 게임사가 되고 싶나’는 질문에 조 리드는 ‘GTA’ 시리즈를 개발한 ‘락스타 게임즈’를 언급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김 대표의 생각은 조금 달랐나 보다. “저도 GTA 좋아하는데 우선 작은 게임이라도 만들고 돈을 조금씩이라도 벌어야...” 말끝을 흐린 그의 현실적인 답변에 인터뷰장은 웃음으로 가득 찼다. 열정 넘치는 개발자의 당찬 포부와 조금은 냉정한 경영인의 현실 감각이 절충점을 찾아가는 순간이었을까.


그러다 이내 김 대표는 진지한 표정으로 돌아왔다. “사실 출발이 제일 두렵잖아요? 그런데도 많이 도전해야만 합니다. 실패할 순 있어요. 대신 실수만 최소화하면 됩니다. 저희는 많은 준비가 돼있고 저희 게임에 자신이 있습니다. 전 세계 최고의 게임을 만드는, 정말 락스타 같은 게임사를 만드는 게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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